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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November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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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결국 4차전이 성사되며 마운드에 오르게 된 두산 선발진의 마지막 카드 유희관. 과연 가을 악몽을 털고 팀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이끌 수 있을까.

느림의 미학이자 꾸준함의 상징 유희관은 언제부턴가 가을야구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엔트리에는 줄곧 이름을 올렸지만 미출장선수 명단에 오르는 일이 잦았고, 시리즈가 장기전으로 향하지 않는 이상 항상 벤치서 동료들을 응원해야 했다. 8년 연속 10승이라는 대기록에도 가을 유희관은 주연이 될 수 없었다.

물론 유희관이 한때 가을 사나이였던 적도 있다. 데뷔 첫 10승에 성공한 2013년 가을이 그랬다. 당시 준플레이오프 2경기 평균자책점 0.63에 이어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한국시리즈행을 견인, 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다. ‘판타스틱4’의 일원이었던 2016년 한국시리즈서도 4차전 5이닝 무실점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기억이 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8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64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가을 무대서 느림의 미학은 통하지 않았다.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 연장 13회서 한동민에게 결승홈런을 헌납하며 SK의 우승을 씁쓸하게 지켜봤고, 지난해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선 선발로 나서 1이닝 6실점 조기 강판됐다.


유희관의 최대 강점은 제구력이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정확히 공을 꽂으며 느린 구속을 보완한다. 이는 8년 연속 10승의 최대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가을야구에서는 조금이라도 제구가 흔들릴 경우 장타로 연결되는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다. 단기전에서 장타는 분위기를 좌우하는 큰 요소로 꼽힌다. 김태형 감독 역시 “단기전에서 상대가 마음먹고 들어오면 (유)희관이 공은 커트가 될 확률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때문에 이번 시리즈서도 5경기 중 3경기에 미출장선수로 등재됐다.

외국인듀오를 모두 소진했고, 토종 에이스로 도약한 최원준도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전날 시리즈를 3승 무패로 끝내지 못하며 4차전 승부가 성사된 상황. 김 감독은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T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투수로 유희관을 예고했다. 유희관에게 다시 가을의 주역으로 거듭날 기회가 찾아왔다.

관건은 KT 타선 억제다. 올해 KT만 만나면 5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6.45로 작아진 유희관이었다. 멜 로하스 주니어(유희관 상대 타율 .750), 강백호(.600), 조용호(.500), 배정대(.455), 장성우(.417), 황재균(.385) 등 주축 타자들에게 고전한 결과다. 특히 로하스의 유희관 상대 OPS는 무려 2.450에 달한다. 침묵했던 KT 타선이 전날 8회 대폭발했기에 더욱 경계가 필요하다.

3차전을 내줬지만 여전히 상황은 2승 1패의 두산에게 유리하다. 이날 승리하고 한국시리즈에 갈 경우 1차전부터 가을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의 등판이 가능하다. 그러나 반대로 4차전까지 내준다면 6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장담할 수 없다. 5차전으로 향할 경우 쫓기는 건 두산이다. 그만큼 유희관의 어깨가 무겁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고척돔 =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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